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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가능하신 분 손 들어주세요. 간호사이신 분, 군대 갔다 오신 분 중 심폐소생술 할 수 있는 분들 도와주세요!”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현장에서는 의료진과 구급대원 뿐 아니라 시민들이 발 벗고 응급처치에 나서는 상황이 연출됐다.
30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당시 거리에는 시민 수십여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심정지에 이른 환자 뿐 아니라,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간주되는 인원도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이태원동 골목 곳곳에는 푸른 모포로 덮인 사람들이 발견됐다.
현장은 구급차 소리와 울음소리, 비명소리 등으로 뒤덮여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정신 차려” “제발 살아야 해” 같은 간절한 외침에도 의식을 찾은 시민들은 소수였다.
이날 이태원을 찾은 시민 박 모(26) 씨는 “어젯밤 이태원은 지옥 그 자체였다”며 “한 건물에서 시체로 보이는 사람들이 들것에 실려 여럿 옮겨졌고, 길 바닥에는 천으로 덮인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박 모(59) 씨는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한테 깔려서 죽을 수가 있는지, 저 좁은 골목에서 파릇파릇한 청춘들이 사라졌다는 게 슬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소방에 따르면 이날 새벽 6시까지 동원된 인력은 모두 2400여명에 달하지만,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한 환자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대응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당시 출동한 구급대원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CPR 자격증을 보유한 시민은 응급 처치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수십명의 사상자가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대응 인력이 부족해지자 시민에게 도움을 청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대원의 외침에 일부 시민들은 숨을 쉬지 못하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CPR에 나섰다. 다른 사람들도 폴리스 라인을 넘어와서 쓰러진 환자의 팔과 다리를 주무르며 응급 처치에 안간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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